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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11  진짜배기 자기중심주의자를 보는 즐거움 (2)
제대로 된 자기중심주의자들을 보는 걸 좋아한다. 그들을 보면 즐거운 기운이 마구마구 솟아나와서 나까지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세상이 저를 중심으로 도는 듯 사는 사람들은 많다. 그렇지만 그들 중 대다수는 대놓고, 혹은 은연중에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자신이 남보다 낫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기를 중심축으로 놓고 사는 것이더라. 더 나은 사람이 나타나면 그 중심축은 휘청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들의 자기중심주의는 가짜다.
진짜배기 자기중심주의자를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는지 묻는다면,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를 느끼지 않으면서도 행복한 사람이라고 답한다. 혹자는 열등감이라는 건 인간이 가지게 되는 필연적 감정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동의한다. 하지만 사람은 그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극복할 수 있는 존재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그것마저 극복해버리고 행복한 사람들이 나에게는 진짜 자기 중심주의자로 보인다. 그들이 존경스럽고 그들을 보면 즐겁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운동선수 중 하나인 이영표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항상 "축구는 즐거운 것"이라는 말을 달고 사는데, 표정마저 거짓 없이 즐거워한다. 스포츠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은 투혼만이 아니다. 나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공을 차는 이 사람이 참 좋다. 그는 정말 영리한 사람이다. 플레이에 있어서도,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도. 이렇게 제대로 된 자기 중심주의자를 본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KBS 파워인터뷰 녹화했다고 한다. 꼭 봐야지.
다음은 인터뷰 중 나온 몇몇 발언들. 좌절도 읽히고 그것을 극복한 후의 즐거움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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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늘을 좋아한다. 서늘하고 낮잠을 잘 수도 있다. 누가 내게 그늘을 주면 오히려 감사하다" (언론에서 박지성을 먼저 언급하는 것이 섭섭하지 않냐고 묻자)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내 연봉에 만족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사해 보면 알겠지만 내야 할 세금은 착실하게 다 내고 있다." (2002년보다 몸값이 30배 올랐다는 보도가 있는데 일년 수입은 얼마냐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그래프나 수치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축구는 즐기는 것이고 지금보다 수준 높은 축구를 펼치며 즐기는 게 중요하다. 결과나 그래프에서 자유롭지 못하면 언젠가 그런 부분에 내 발목을 잡힐 수 있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거 100위에 진입한 소감을 묻자)

"박지성이 부럽지 않다. 난 확실한 여성팬들이 있다. 어머니와 누나3명 아내와 딸. 6명이 있어 괜찮다." (박지성이 월드컵 이후 '국민 남동생'으로 급부상 한데 대해 질투를 느끼는지 묻자)

"초등학교때부터 지금까지 경기중 퇴장을 당한 적이 한번도 없다. 경기장에서 상대 수비수가 고의로 침을 뱉거나 허리로 태클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화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가 화나고 흥분하면 더 재미있다." (이영표가 경기중 퇴장 당하는 경우를 보지 못햇다는 질문에)

"월드컵과 유럽 무대서 수많은 상대 공격수를 만났다. 모두 어려운 상대들이다. 그러나 상대가 어떤 선수냐 보다는 내 컨디션이 더 중요하다. 좋은 컨디션이면 원하는 수비를 펼칠 수 있다. 그러나 컨디션이 나쁠 때는 상대가 설령 고등학생일 지라도 애를 먹을 수 있다." (지금까지 상대해본 공격수 중 가장 어려웠던 선수를 묻자)

"수비수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재미가 있다. 나는 항상 터치라인과 같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공간에 상대 공격수를 몰아넣으면 상대는 당황해 한다. 그때 그 공간을 내가 지배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공격수가 골 넣을 때보다 더 큰 기쁨이다. 터치라인과 내가 한몸처럼 느껴진다. (수비수라는 포지션에 만족하냐고 묻자)

"그때 불현듯 '축구는 노력하는 댓가를 얻는 종목이 아니구나. 축구는 타고난 재능이 우선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순간 눈물이 났다. 가슴에서 나오는 깊은 눈물이었다.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데 '이게 바로 피눈물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슬럼프를 겪은 적은 없냐는 질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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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1 02:20 2006/07/1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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