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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len stories'에 해당하는 글들

  1. 2009/05/14  Jose Saramagu, [죽음의 중지] (4)
  2. 2009/04/16  speechless (4)
  3. 2009/02/28  Felix Mendelssohn, <Song without Words for piano No. 9 in E major, Op. 30-3> (7)
  4. 2009/02/25  Glenn Gould with Karajan (9)
  5. 2009/02/20  김광진을 들으며 (5)
  6. 2009/02/10  기다림 (2)
  7. 2008/12/23  이런 마음으로 (2)
  8. 2008/12/15  밑줄을 그으며 (4)
  9. 2008/09/01  매일이 그러한 나날 (2)
  10. 2008/07/07  김광진- "아는지" (2)
지난 부산 여행 중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이 책을 샀다.
최근에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게, 한 호흡에 읽었는데도 감상평을 못 썼던 것이,
순간순간 서로 다른 구절에서 생각들이 피어오르고 흩어지고 하다 보니 이걸 글로 정리할 재간이 없었다.

무거운 제목과는 달리 "그냥 웃자고 쓴 건데 무얼"하면서 눙치실것만 같은 주제 할아버지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
웃자고 쓴 글에 덤벼들어 의미를 캐 내어야 하는 전문 평론가가 아닌, 평범한 독자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
그러나 능청맞게 "그냥 웃으라고" 할아버지가 던져주신 말들에 때로는 뒷골이 서늘하고 가슴이 푹 찔린다.

너는 사물이 진정으로 어떠한지는 절대 모를 것이다. 심지어 그 진짜 이름이 무엇인지도 모를 것이다. 네가 사물에 붙이는 이름은 그저 이름, 네가 붙이는 이름에 불과할 뿐이니까. 우리 둘 중에 누가 철학자입니까.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니다. 너는 그저 초보 철학자일 뿐이고, 나는 그저 어항의 물 위를 움직이는 영일 뿐이다. 우린 죽음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었지요. 아니, 죽음에 관한 얘기가 아니야, 죽음에 관한 얘기가, 내가 물은 건 왜 인간이 죽지 않는데 다른 동물은 죽느냐 하는 것이다, 왜 어떤 것의 죽지 않음이 동시에 다른 것의 죽지 않음이 되지 않는가, 이 금붕어의 생명은 끝이 나는데 말이야, 아, 경고해 두는데, 네가 이 물을 갈지 않으면 그 죽음은 오래지 않아 닥칠 것이다, 그럴 때 너는 그 죽음에서 지금 이 순간 너도 모르는 이유로 네가 면제받고 있는 그 다른 죽음을 인식할 수 있을까. 전에, 사람들이 죽던 시절에, 몇 번 세상을 뜬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 있었지만, 그들의 죽음이 나에게 언젠가 닥치게 될 죽음과 같을 것이라고 상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너희 각각은 그 나름의 죽음을 가지기 때문이지, 너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것을 비밀장소에 가지고 다니지, 그건 너에게 속한 것이고, 너는 그것에 속한 거야.

- [죽음의 중지] 중 초보 철학자와 어항의 물 위를 움직이는 영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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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4 00:51 2009/05/14 00:51


항상 내가 먼저 가자고 했지
그곳엔 무언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고

함께 힘겹게 오른 언덕 너머엔
웬일인지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지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빛나던 우리의 꿈들

그땐 나도 내 진심을 알 수 없어 눈물 흘렸고
그저 우리 발걸음만이 가르쳐 주리라 믿었어

다 이렇게 끝나는 건 아닌지 두려워했고
언제 또 시작될런지도 알 수 없었지

그땐 나도 내 진심을 알 수 없어 눈물 흘렸고
다만 우리 발걸음만이 가르쳐 주리라 믿었어

기억 속에 희미해진 어렸던 그때의 그 꿈들
이젠 남은 이 길 위엔 또 혼자가 돼 버린 우리들
내 맘 같지 않던 그 시절

- My Aunt Mary, "내 맘 같지 않던 그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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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6 00:07 2009/04/16 00:07
바이올린을 배우던 꼬꼬마 시절부터 나의 음악적 호오는 확실했다. 나는 멘델스존이 재미없었다.
군말없이 열심히 연습에 정진해도 모자랄 판에, "이 아저씨 곡은 재미가 없어요." 소리나 찍찍 해댔으니
그 당시 선생님이 날 매우 건방지게 봤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  

좀 더 머리가 굵어지고 자기가 되게 복잡다단한 인간인 줄 착각했던 10대 시절이야 오죽했을까.
그가 창작가로서도, 그리고 누군가의 재능을 발굴해내는 뛰어난 청자이자 비평가로서도 천재임은 인정.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군더더기 없는 단정함과 반듯함,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올 것 같은 "엄친아"스러움은 다소 비뚤어진 나같은 청자에게는 공감을 받기 어려웠던 거다. 더구나 나중에 알게 된 그의 배경은 유태계 부유한 은행가의 아들로 평생 안 꼬이고 잘 먹고 잘 살았다는 내용이라서 "흥, 역시 엄친아였어. 그러니 음악이 이렇게 모범적이지. 흥!!" 식의 시니컬한 태도를 부추겼다. 심지어 이름마저 Felix라니, 뭐 이런 자식이 다 있나.

며칠 전, 듣고 있던 음악들에 물려서 벅스를 뒤지다 글렌 굴드의 컴필레이션-_- 앨범 <...And Serenity>를 들었다. 글렌의 사후, 가지고 있는 음원으로 적당히 스마트하고 고급스러운 취향을 건드릴 수 있게 잘 버무려서 돈 좀 벌어보겠다는 Sony BMG의 빤한 의도가 드러나는 기획 음반이었지만, 그 날은 긴 집중을 요하는 앨범을 들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래, 그래도 글렌이니까 평균 이상은 되겠거니 했던 이 음반에서 멘델스존의 무언가 9번을 들었다. 아니, 전에도 무언가 9번은 여기저기서 많이 들었지. 그러니까, "발견했다"라는 표현이 더 옳을 것이다.

그악스럽게 차라리 나쁘게 굴겠다며 위악 떨 필요 없다.
잘 하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에 대해 뒤늦게 "속았다" 분노하며 그러한 마음을 품었던 자신을 바보라 할 필요도 없다.
있는 그대로, 평균만큼 착하고 고만고만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나를 그대로 살아내면 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그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조용조용 기도를 하면 되지 않겠나.
눈을 감았다. 선율과 함께 여러 마음들이 쏟아졌다. 편안하다.

결국 이 곡때문에 나는 글렌 굴드의 쇼팽/멘델스존/스크리아빈/프로코피예프 곡집을 구매했다. -_-
어쩌면 그렇게 내 취향이 아닌 작곡가들만 모아 놓았던지, 잠시 2만 몇 천원이 아까워지려고 했으나
여기 실린 무언가 다섯 곡을 반복해서 들으며 그런 마음은 사라졌다. :)

여전히 나에게 멘델스존은 엄친아고, 그의 다른 곡들과 친해지는 건 어려울 것 같지만
이 순간에 나에게 이러한 곡으로 기도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뭐, 이것도 역시 위대하신 연주자발이 크다고 보지만. (심술)

(왠지 순순히 인정하면 지는 것 같은 이 기분은 뭘까요.. 난 아직도 비뚤어져 있는 걸까....-_-;;;;)

Mendelssohn, <Song without Words for piano No. 9 in E major, Op. 30-3>
performed by Glenn Gou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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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8 02:21 2009/02/28 02:21
"좋아합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유일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피아노라는 악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주로 현악기에 치중하는 편이지만,
우연히 들었던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에 "이러한 피아노가 가능하다"는 느낌을 받고 충격에 휩싸였더랬다.

작곡가 편식 증세가 심한 탓에 골드베르크나 파르티타 등 주로 글렌 굴드가 연주한 바흐에 편중해서 들었는데,
연구원에서 나오기 며칠 전 베토벤 Concerto for Piano and Orchestra No. 3와
시벨리우스의 Symphony No. 5가 수록된 음반을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카라얀 지휘의 베를린필과 함께 한 1957년 실황 녹음.
그렇게 사 놓기만 하고 포장만 뜯은 채 쳐박아 두었으니, 그 때의 내 상태가 얼마나 나빴는지 짐작이 간다.

어제, 느닷없이 이 음반의 존재가 생각이 나서 처음으로 집중해서 들었다.
녹음 기사들이 치를 떨며 싫어했다는-하지만 나는 정말 좋아하는- 글렌의 흥얼거림은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도 굴하지 않아서 매우 기뻤다.

내가 글렌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연주가 지나치게 드라마틱하지 않기 때문인데,
가끔은 필요한 힘만 아주 정확하게 재서 건반을 누르는 듯한 그의 연주가
다소 강박적이고 신경질적으로 느껴질 법도 하다. 나는 이마저도 그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지만.
반면 너무나 능수능란하셔서 드라마의 수위를 척척 조절하시는 카라얀 옹은 내 취향과 살짝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예민하고 건조한 피아노를 오케스트라가 딱 적당한 수준으로만 부드럽고 드라마틱하게 받쳐주는 느낌이라
생각보다 제법 잘 어울리는 조합일세- 감탄했다.
까칠하고 마른 총각의 행동을 정확히 예측하고 컨트롤할 수 있지만
청년의 매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적당히 내버려둘 줄도 아는 완숙한 미중년의 포스가 느껴진달까. =_=

당분간은 이 음반을 끼고 지낼 듯 하다. 추천한다. 이런 건 사서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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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5 01:04 2009/02/25 01:04


날씨 탓인지 멍하니 축 가라앉은 채로 하루를 보내고 맞은 밤.
새로 산 책도 잘 읽히지 않아서 그냥 뭐든 듣자 해서 선택한 오늘 밤의 리스트는 김광진.
그 중에서도 이 곡, <진심>을 무한 반복.

나한테 필요한 마음들이 무엇인지, 이 담백한 목소리가 아주 큰 울림으로 가르친다.
그리고 어루만진다.
나는 남들이 나를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더,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구나.

근 10년 간 내 삶의 아주 외롭고 막막했을 때마다 조곤조곤 말을 걸어주던 그의 노래들.
진심으로 그 분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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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0 00:25 2009/02/20 00:25
─ tag  ,
그래, 이토록 길게만 느껴지는 시린 계절도 언젠가는 끝이 있겠지.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그러니까 지금 그 끝의 한 자락조차 보이지 않는다 해서 절망하지 말자.
유자차 한 병 다 마시고도 봄날이 안 오면, 내가 한 병 더 사 줄게. -_-;

브로콜리 너마저 - 유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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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대상은 원래 너였는데 말이다,
밤이 깊어질때쯤 꼭 어딘가에 빠져 허우적대는 나도 포함시켜야 할 것 같네.

그 어느 때보다 너를 위해, 그리고 나를 다잡기 위해 깊은 기도로 삶을 살아야 할 터.
나에게도 또 다른 유자차 한 병이 필요할 듯 하다.

- 2009. 2. 1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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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0 14:07 2009/02/10 14:07
 

언젠가 내 슬픈 눈물을 빛나는 노래로 마시게 하시고
깊은 밤 내 외로움으로 향기로운 저 달빛에 나를 춤추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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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때는 괜히 예전 블로그 포스팅을 뒤적거리게 되는데
어찌나 자기 혼자 외롭고 스산해하던지, 읽다가 멋적어져서 흐흐 웃었다.

그래, 언제는 슬프지 않고 외롭지 않았던 적 있었던가?
지난 시간을 얼마나 향기롭고 빛나는 것으로 돌려 받고 있는지 돌이켜 볼 일이고,
앞으로의 시간을 위해 지금의 마음을 잘 살아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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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3 11:56 2008/12/23 11:56
‘나쁜’ 놈은 ‘나뿐인’ 놈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나쁜 놈, 나뿐인 놈은 좋은 글을 쓰지 못한다. 적어도 그대가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세상 만물에 감각을 활짝 열고, 몇 번씩이라도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기를 소망하라. 그것이 글을 쓰는 자로서의 올바른 정신상태다.

- 이외수, 『글쓰기의 공중부양』중에서

밥벌이에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기 위해서,
나아가 조금 더 좋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
나를 활짝 열기를, 다시 태어나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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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5 16:03 2008/12/15 16:03
그러나..
눈물샘이 말라버린 양 허락된 눈물도 쏟지 못하고
오늘도 기계적으로 또각또각, 타박타박.


이승환 - 오늘은 울기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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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01 10:27 2008/09/01 10:27


몇 달 전에 나온 앨범 Last Dacade의 타이틀곡.
일상 신파의 대가다운 저 노래를 계속 듣고 또 들으며, 언제나 같은 구절에서 가슴이 먹먹했었지.

정말 노래 못 한다 싶지만, 저런 목소리야말로 생활형 신파의 완성이라는 생각이 들기도....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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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7 16:15 2008/07/0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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