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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9/04/06  20090404-0405 (11)

하루 종일 이런 기분에 꿀꿀한 날씨.
휴일인데 휴일 같지도 않고, 왠지 울적한 기분으로 대학원 때 종종 듣던 이 노래를 흥얼거리다.

남들 보기에 나는 그 때보다 훨씬 정상적인 사회인의 궤도를 걷고 있는데도,
오히려 남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는 그 때보다 더더욱 멀게 느껴지고,
내가 정말 이래도 되나, 혼란스러움은 훨씬 심해졌고,
비교하지도 약해지지도 말자,라고 스스로 다짐을 그 때의 100배 이상은 해야
그 때의 절반만큼이라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거다.

다 틀렸잖아. 이게 뭐가 정상적이라는 거야.

괜히 심술이 나서 모든 게 다 미워지다가,
누군가에게 기대어 좀 울고 싶은데 아무에게도 손 뻗지 못하는 내가 제일 미워서
그냥 이불 뒤집어 쓰고 잠이나 퍼자다가 하루를 날린, 그런 날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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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1 23:24 2010/03/01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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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작은 노력은 사후 처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귀찮은 정리 과정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대개의 경우, "상대방을 클리이언트라 생각하기" 전술로 최면을 걸고 나름 사근사근하게 말을 붙이는 나의 태도에 낚이셔서(...;;) 애프터가 들어오는데, 연락 몇 번 씹고 약속 몇 번 미루고 하면 그 분들도 "아, 낚인 거구나" 알아채시고 관두신다. 마음도 없는데 왜 그 따위로 상냥하게 구느냐고 뒤에서 욕은 좀 하셨을지 몰라도, 아직까지 앞에서 따지시는 분은 없었으니, 나름 착하신 분들이었던 것 같긴 하다.

그러나 어디에든 예외가 있는 법. 나는 이 중 한 분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매조지 하는 것에 실패했고, 그 결과 보고서를 완료한 후에라면 더더욱 즐겁게 불타야 할 금요일 밤을 맞선 AS 따위로 때워야 했다. 내키지 않는 만남이었던 데다가 습하고 더운 날씨 탓에 낮 3시쯤부터 상태는 완전히 좋지 않았고, 약속 시간이었던 7시 경에는 배가 심하게 고파져서 매우 까칠하고 포악한 상태였으니 말 다 했지. 첫 만남에서 너무 얻어먹었던지라 오늘은 반드시 내가 밥을 사고 끝내리라, 마치 빚 청산하는 마음으로 나섰는데 저녁 메뉴 및 장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아 나는 계속 사포마냥 까칠까칠해져 있었다. 게다가 장소는 금요일 밤 강남역. 어떻게든 저 인간들을 뚫고 지나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8cm 힐 신고 뛰다시피하는 내 모습에서, 아마 그 분도 깨달은 게 있을 게다.

요약하자면, 난 첫날의 상냥한 을님 자세와는 완전 다르게 살짝 하이퍼 상태로 건들거렸다는 거고,
그래서 완전히 깼다는 거다. 본인은 조심한다고 하셨겠지만, 난 여러 번 보았지. 흠칫 놀라는 모습을. ㅎㅎㅎ

내가 원하는대로, 이제는 끝이 난 것 같으니 좋아해야 할 것 같은데,
누군가 나를 자기 멋대로 생각했다가 "깬다"고 실망하는 것 역시 기분 좋은 일은 아니더라.
그렇게 착각하게 만든 내 잘못이라는 걸 알지만, 달리 나는 뭘 할 수 있는데?

서둘러 헤어지고 난 길, 이대로 집에 들어갔다가는 엄마랑 또 싸우지 싶어서 친구 녀석들의 집으로 고고씽.
호가든과 아사히를 두 병씩 사 들고 봇물 터지듯 쏟아지던 내 재미없는 이야기를 들어준 그녀들 덕에
훨씬 더 개운한 기분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엄마는 이미 주무시고 계셨고. :)

엄마가 나에게 바라는 "평범한 행복"이라는 거, 나도 그거 정말 좋아한다.
무엇이 되기를 원해본 적 없고, 남들 이상으로 살기를 원해본 적도 없다.
거시적으로는,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미시적으로는?

엄청난 조건, 전무후무한 캐릭터 따위를 원하는 게 아니다.
그저 이야기 듣는 걸 참 좋아하는 나에게, 아주 소소하게 자기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걸 바라는 거지.
살면서 예능할 것도 아닌데, 큰 웃음 빵빵 터뜨리는 걸 바라는 것도 아냐.
그저 그 사람이 나에게 지루하지 않은 텍스트였으면, 나도 그에게 그러했으면 하고 바라는 거다.

내가 이런 걸 안 경험해봤으면 내 꿈이 너무 크려니 하고 넘어가 버릴 텐데,
난 이제껏 이런 인간들과 이런 감정을 느끼며 사랑이라는 걸 해 왔으니 어쩌나. 이미 그 맛을 알아버린 것을.

우리 엄마가 1년 전 상태였다면 내가 이런 말을 해도 이해했을 것 같은데,
요즘의 엄마는 나의 평범한 행복을 결혼으로 등치시키고 계셔서 말해봤자 싸움만 날 듯.
그런데 이제 나는 이 따위 연극 못해먹겠고.

친구와 친구 와이프랑 메신저질 하다가 이 이야기를 했더니,
친구 녀석은 "그러니까 너 식당에서 쓰는 그 말투 써서 남자가 헷갈리는 거 아니냐"며 여지를 주지 말라 버럭하시고
와이프님은 "언니, 차라리 처음부터 언니 캐릭터대로 말 안 하고 있으면(...) 괜찮을 것 같아요"라고 조언하심.
두 분 이야기 모두 옳아요. 내 죄를 내가 알아요. ;ㅁ;

정말 지루하고 뻔한 드라마 속 이야기. 현실이 되니 지루하지도, 뻔하지도 않구나.
그런데 재미는 드럽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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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7 03:17 2010/02/27 03:17
여느 때처럼, 잠들기도 아까운 금요일 밤을 붙들고 버티다 버티다 토요일 새벽 3시쯤 잠들었을 것이다.
이제는 완전히 잊었다 생각했던 기억을 완전히 살려내는 꿈을 꾸었고,
너무나 생생한 장면들, 장소들, 숨결과 표정이 깨어나고도 사라지지 않아 자리에 누운채로 멍하니 있었다.

너무 끔찍해서 그만큼 깊게 묻어 버렸는데,
꿈 속에서 나는, 참 이상하더라.
너무 편하게 웃으면서, 어색해하고 미안해하는 그 사람 앞에서 참 편하게 말하고 있더라. 괜찮다, 다 지난 일이니까.

꿈 속에서마저 끝까지 가오를 잡고 싶었던 건지, 진짜로 괜찮은지 도저히 모르겠더라.
지금까지는 내가 괜찮은지 어떤지 생각해보지도 않았었다. 그냥 최대한 멀리 가고 싶었을 뿐.

진작 해결을 지었어야 할 해묵은 마음들을 불편하게 곁눈질하던 주말은 참 길고, 눅눅하고, 무거웠다.
나쁜 건 아직도 곁눈질만 하고 있지, 똑바로 쳐다보긴 싫다는 거다.

너는, 그리고 너와 나의 그 상황과 관계에서 발생한 결과는 나의 한 부분을 완벽히 죽여놓았다고,
나는 정말 상처받았다고, 울며 불며 크게 따지기라도 했다면 나는 지금과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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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1 23:03 2010/02/21 23:03
키우질 못하니까 이런 거나 하악하악 달려들어 만들어 보는 거다. =_=
역시 고양이는 튕기는 게 매력임!!



내 이상형의 고양이가 그대로 구현되진 않았지만(...)
노랑노랑빛에 수시로 귀를 눕히며 하악~~거리다가도 전혀 예상치 못했을 때 체온을 나눠주는, 그런 고양이.
...................... 츤데레묘인가. =_=;;;;;;;;

어쨌든, 나는 사람이든 고양이든 쉬운 녀석은 내키지 않는다. 흐흐.
만들어 보고 싶으시다면, http://neutralx0.net/tool/bnmk.html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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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0 23:05 2010/02/20 23:05
1.
지난 주는 내내 구정 연휴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며, 저혈압 환자에게는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는 날씨를 견뎠다.
그 날씨에 미팅은 왜 그렇게 자주 있는지, 이번 달 신청할 택시비가 장난이 아닐 듯.
이번달 형편없는 현금 유동성의 70%는 다 회사 탓이다. -_-

2.
목요일에는 남의 돈으로 고기를 먹었고, 그 자리에서 얼굴 확 붉어지는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것으로 자리가 마무리되었다.
홧김에 올라와주신 누님께, 집까지 바래다주신 꿀님께 감사드립니다. (__)

3.
"좋은 사람"이라는 건 알지만, 가까이 지낼 수 있는가는 다른 문제지. 아무렴.

4.
참으로 알량한 떡값이 입금되었고, 나는 휴일 전날 이른 퇴근 후 망설임 없이 가방을 질렀다.
지난 1주일 간 한 일중 가장 보람있는 일이었다.

5.
정말 오랜만에 치짱언니를 만나서 송승환-정태우 조합의 에쿠우스를 보았다.
류덕환의 알런을 보며 저런 얼굴 아닌 누가 알런일 수 있겠냐고 생각했었는데, 이런, 정태우가 만만치않게 훌륭한 거다!!!!! 살이 좀 빠진 듯 담백해진 얼굴에 명확한 발성까지, 연기를 잘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알런에 이입할 수 있을 줄이야. 나는 치짱 언니의 정태우 팬질을 총력 지지하기로 했다. 더불어, 방송사 캐스팅 관계자 분들께서 이 완전 주변 블로그를 보시게 된다면, 제발, 정태우한테 왕 or 세자 or 변두리 날라리말고 다른 역할 좀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5-1.
정태우가 정말, 너무나 훌륭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난 덕환이의 알런이 더 좋다.
이유는 무슨. "천하장사 마돈나" 이후 계속되는 애정, 그냥 편애인거지.

6.
금요일 저녁부터 내내 먹어댔다. 마지막 연휴까지 먹어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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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5 00:34 2010/02/15 00:34
되게 힘들고 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걸 간신히 누르면서, 나름 드라마틱하게 보낸 것 같은데
돌이켜보니 뭐 그렇다. 누구나 다 겪을 법한 별일, 그래서 별일이라고 말하기에는 민망한 그런 일들.
네가 기분 나빠할지 좋아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별일 없이 산다. 걱정은 좀 있다만.

1. 요즘 가장 자주 한 것

지난 해 말부터 요즘까지, 거의 격주에 한 번 꼴로 선이라는 걸 본다.
평생 나한테 뭘 하라고 말해본 적이 없던, 지난해 11월 초까지만 해도 내 앞에서 결혼을 해야 한다는 내색조차 없던 엄마의 변화가 낯설어서 처음에는 서운하고, 그러다가 큰 소리 내고 싸우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냥 이제 그것도 지겹다. 적어도 집에서만큼은 평화롭고 싶다. 가정의 평화는 어떤 한 사람의 작은 노력으로 이루어지기도 하는 법이다. 그닥 붙임성도 없고 예쁘지도 않고 나이도 꽉 찬 본인은 그런 불편한 자리, 불편한 시간을 겪어내기 위해 직업정신을 발휘한다. 상대를 인뎁스 인터뷰의 상대라 생각하고 직업탐구를 하는 거지. 간혹 본인의 직업정신을 작업정신으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어 좀 곤란하지만, 조건도 별로인 주제에 무례한 아가씨가 되는 것보다 부모에게는 나으려니 생각한다.
어제도 한 건의 선을 보러 나갔다. 광화문 교보타워 앞으로 나가는데 담배를 한 대 물고 내 앞을 지나가는 아저씨를 보며, 난생 처음으로 흡연자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피우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어쨌든, 어릴 때부터 너무 엄마 속을 썩였기 때문에 커서는 좀 안 그러려고 하는데, 몰아서 효도 좀 하려니 힘들다.

2. 요즘 좋아하는 것들

야근을 하면서 라디오를 다시 듣기 시작했다. 매번 듣던 음악이 효과가 없는 날도 있고, 내 주변이 모두 야근을 하고 있는데 결국은 아무도 없는 듯한 그 느낌이 소스라치게 싫어서 라디오를 틀었다. 그러다 부쩍 즐겨듣게 된 프로그램이 sbs 파워 FM에서 10-12시에 하는 텐텐클럽. 이적이 dj를 맡았을 때도 안 들었던 이 프로그램을 스윗소로우가 진행하는 요즘에는 완전 열심히 애청중이다. 나에게 스윗소로우는 그냥 좋은 학교 나오고 노래 좀 되고 연애시대 OST나 cf송으로 이름을 좀 알린, 그냥 그런 무관심 가수였는데 라디오를 듣다보니 정말 얘들이 너무 웃기는 거다!!!!
알고보니 한 명 빼고는 다 나보다 연장자-이 점도 마음에 듭니다-지만, 정신연령의 그 얄팍함을 가늠할 수 없는 유치개그와 두 시간동안 빵빵 터지는 깨방정에 사무실에서 혼자 어깨를 들썩이며 미친년마냥 웃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내 스타일에 부합하는 분은, 리더이자 깨방정 멤버들조차 부끄러워하는 일할개그-하위 일할만 웃는다는 개그다-의 창시자 인호진 씨!! 이 분이 너무 웃겼던 나머지 간만에 검색까지 해 봐서 사진을 봤는데, 너무 키가 크고 마르신 데다가 쇄골 드러내는 옷을 즐기시는 게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저런 눈웃음을 치는 남자가 75년생이라는 점에는 그저 박수를 쳐 주고 싶다. 앞으로도 일할 개그로 빵빵 터뜨려 주시길. 더불이 인생이 건조하고 웃음이 필요하신 분들께는 텐텐클럽을 추천한다.

3. 요즘 먹고 싶은 것들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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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1 22:10 2010/02/01 22:10

치짱 언니네 블로그 갔다가 퍼 왔음.

How to fall in love without losing yourself.
How you feel about having kids.
How to quit a job, break up with a man and confront a friend without ruining the friendship.
When to try harder and when to walk away.
How to kiss in a way that communicates perfectly what you would and wouldn’t like to happen next.
The names of: the secretary of state, your great-grandmother and the best tailor in town.
How to live alone, even if you don’t like to.
How to take control of your own birthday.
That you can’t change the length of your calves, the width of your hips or the nature of your parents.
That your childhood may not have been perfect, but it’s over.
What you would and wouldn’t do for money or love.
That nobody gets away with smoking, drinking, doing drugs or not flossing for very long.
Who you can trust, who you can’t and why you shouldn’t take it personally.
Not to apologize for something that isn’t your fault.
Why they say life begins at 30.

..................... 서른은 커녕, 그 두 배의 나이를 먹는다 해도 과연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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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6 19:00 2010/01/26 19:00

사람들에게 연말 인사도 못하고 새해 인사도 못 했는데,
어느새 1월 18일이다. 나는 도대체 뭘 하면서 살고 있었던 것이냐. OTL

바늘로 꼬리를 콕콕콕 찔리고 있는 햄스터마냥, 아주 일정한 수준의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극심한 새해 추위와 함께 몸도 좀 아팠다가, 그렇게 다 하고 나니까 몸도 마음도 좀 안정이 되어 포스팅.
사실은 어제 아침 무심코 세면대 거울을 보는데, 헉, 이 따위 표정을 짓고 있는 너는 누구냐, 싶어서
이대로 살면 정말 죽겠구나. 억지로라도 웃고, 스스로 밝히자, 결심.

그래서 미용실에 들러 지저분한 머리도 다시 단정하게 손 좀 봐 주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포스팅을 하며 생각도 정리하고 다시 글쓰기 연습도 하기로 했다.
거창하게 잘 써 보겠다는 건 아니고, 그나마 블로그라도 열심히 했을 때, 내 마음이 좀 풍요로웠던 것 같아서.

오늘 하루는 어찌어찌 그럭저럭 해 낸 것 같으나, 매 순간이 고비이니 방심은 금물.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출퇴근길에는 언제나 루시드폴과 함께.
들을 때마다 생각한다. 아, 폴님, 잘못했어요. 나의 못됨을, 못남을 더 이상 포장하지 않을게요. 착하게 살게요.

자신의, 타인의, 그리고 세상의 비참과 못남, 절망을 객관적으로 보면서도
그것을 냉소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힘 닿는 데까지 돌보고 다독이는, 그러한 어른이 되고 싶었다.
아, 정말 너무 빨리 이탈해서 너무 멀어져 버렸는데, 어느 부분 너무 늦어버린 지금에서라도
아주 조금이나마 원했던 그 방향으로 내 몸도, 마음도 옮겨 놓으리라, 생각한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덜 부끄러워질 수 있는 여지가 있을 때 말이다.

<루시드 폴 -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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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8 23:45 2010/01/18 23:45

입사한지 6개월이 지났고, 딱 한 해의 중간 즈음 입사를 했으니 이렇게 2009년을 보내고 있다.
적응이라는 게 되었다면 되었을, 그런 시기.

적응이 어떤 면에서 된 것도 같은데, 영원히 적응하지 못할 부분이 여기 있고, 그 부분이 나에게는 너무 크다.

보여지는 나와 보고 있는 나, 타인에 대한 나와 나 스스로 평가하는 나라는 거친 이분법을 써 보면,
전자가 너무 지나칠 경우 그 사람은 지독히 남의 눈치를 보는 사람이 될 테고
후자가 너무 지나칠 경우에는 과도한 자기애를 가진 소아병 환자가 될 테다.

영원히 소아병 환자로 놀림받아도 상관 없다. 나는 절대적으로 후자의 "나"라는 게 중요하다.
나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산다. 아니, 그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지난 주 금요일에는 부서 워크샵이 있었고, 각자 2009년의 반성과 2010년의 계획을 쓰는 시간이 있었다. 이직 외에 달리 계획이 없던 나는 그냥 뻔한 말들을 쓰고 넘겼는데, 우리 부서에서 똘똘하니 일 잘 하는-그래서 독박도 많이 쓰는- 나랑 동갑인 애아빠 김대리가 "2009년에 여전히 나빴던 점은 작년과 같이 올해도 일을 하면서도 내가 뭘 하는지, 앞으로 내가 뭐가 될지 모르겠다는 거"라고 발표했다. 상무님과 부장님이 다 앉아있는 자리에서 이런 발표라니, 이것만 해도 오오 김대리님 멋져요~였는데, 2010년 자신의 계획 및 그 계획에 대한 점수 산출법까지 구체적으로 발표한 김대리의 충격발표가 뒤따랐다. "만약 이 목표들 중 어느 것 하나라도 60점 밑이 나온다면, 전 6월에 회사를 그만 두겠습니다." 이미 아내분과도 이야기는 다 끝내셨다고.

그런 김대리에게 상무님은 "자기가 왜 이런 생활을 계속하나 생각해봤는데, 그래도 나를 전문가로 인정하고 찾는 클라이언트가 있어서"라며, 김대리도 계속 일하다 보면 그런 보람으로 버티지 않겠냐 하셨지만, 이미 내 보기에는 똘똘한 김대리를 찾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게 문제다. 게다가 인간의 만족이란 타인에 대한 평가로만 이루어지지 않는 터. 이 점에서 상무님은 핀트를 완전 잘못 잡으셨다.
부장님은 "다른 거 없다. 직장인이 일 하고 돈 많이 벌면 되는 거"라고 했지만, 지금 부장님만큼 벌려면 김대리가 버텨야 할 시간이 얼마인데, 그 시간에 대해서는 무엇으로 보상할 거임? 무엇보다 애아빠인 김대리와 애엄마인 그의 와이프가 돈의 중요성을 모를 리가 없음에도 그러한 결정을 내리고, 지지한다는 것에 대해서 좀 생각해보시라 권하고 싶었다만, 글쎄, 통하지 않을 이야기는 안 하는 것도 방법이지.

실제로 6월에 되어 김대리가 목표를 달성해서 회사를 계속 다닐지, 아니면 다니지 않을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나랑 비슷한 사람이 나만 있는 건 아니라는 데에서 위안이 좀 되었다.
그리고 애아빠도 저렇게 선언하는데, 하다 못해 애도 안 딸리고 부양 가족도 없는 나는 더 늦기 전에 좀 더 막 살기로 했다.

그래서 적어도 1년은 버티고자 했던 직장, 그냥 미리 맘 접고 지금부터 다시 구직 시작.
긁어놓은 카드값은 감당해야 하니까 당장 때려치우고 어찌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울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 본다.
현실적으로 돈은 좀 덜 벌겠지만, 덜 쓰거나 덜 모으면 되는 거라고 편히 생각하자.

여기 다 못 쓴 이야기가 풀어놓으면 1주일치는 되니까, 그건 나중에 천천히 만나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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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2 22:14 2009/12/22 22:14

1.
뭐, 바쁘지.
그래도 짬을 내어 고기를 먹고, 틈틈이 놀고 있다.
먹고 노는 장소가 내발산동 or 논현 일대에 한정된다는 건 불만스럽지만,
"틈틈이"가 그나마 허락되는 이 시기조차 곧 끝날지도 모르니 배부른 투정인 거지.

2.
이번주에는 주말에도 출근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지난 주 일요일에 작정하고 미용실에 갔다.
머리하러 가는데 무려 "작정"씩이나 해야 하는, 그래서 9개월만에 파마를 한 나는 안 될거야, 아마.
어쨌든 끝을 좀 잘라내고, 간만에 컬을 복실복실 넣었다.
아침에 드라이질 안 하는 게 이렇게 편한 일이었구나. 당분간은 이 털 덜 꼬인 푸들 상태를 유지하겠다. =_=

3.
"강을 건넌 사람이 아닌, 강의 이 편에 남은 사람의 이야기"라는 공무도하를 읽었다.
얼마나 불편해질지 뻔히 알면서도 결국 읽고 나서 또 얹힌 듯 스스로 불편해지고 마는 미련한 짓거리 중 하나.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대놓고 긁으셨달까.. 그런 느낌이 들어서 그닥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

"나는 세상의 더러움에 대해 말할 때 세상의 아름다움이 아까워 가슴아팠다"라는 표현을 하는 사람의 글은 그냥 지나치기가 쉽지 않아, 아마 다음에도 신간이 나오면 그냥 읽지 싶다. 하지만, 역시 김훈은 소설보다 산문이 좋아.

4.
술 쳐마시고 전화하는 놈들은 25세 이후에는 내 인생에서 사라질 줄 알았는데,
30세를 한 달하고 2주쯤 남겨두고 있는 지금도 뭐 그닥 달라진 건 없군.

패턴이 유사한 찌질한 인간들이 계속 내 주변 어딘가 머무르고 있다는 건,
나도 그 수준의 찌질함을 벗어나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네. 반성하자.

5.
아마 신종플루 걸렸다가 나은 듯. '_'
열만 37.5도를 안 넘었다 뿐이지, 난 진짜 죽을만큼 아팠다고!!!! (억울)

6.
아무리 바빠도 송년회는 하고, 얼굴은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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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8 12:51 2009/11/18 12:51
근황 :: 2009/11/18 12:51 시시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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